‘최초에서 최고로’ 컴퓨터학부에 알맞게 이번에는 숭실대 '최초' 여성 ROTC 최금희(10학번) 학우를 만나고 왔습니다. 본대 분수대를 지나다보니 유독 눈에 띄는 플랜카드가 보였습니다. 바로 당당하게 여성 ROTC에 최종 합격한 최금희 학우의 이름이었습니다. 컴퓨터학부라는 반가움과 동시에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지금부터 자랑스런 예비 장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1. 안녕하세요. 후보생 선발 되신 것 축하드려요. 그런데 여성 ROTC라는 다소 생소한 결정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원래 어렸을 때부터 군인이셨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꿈이 여군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을 항상 군인이라고 써서 내곤 했었어요. 삼촌들도 군인이셔서 군인이란 직업에 대한 거부감도 없었어요. 사실 군인에 대해서 다소 생각이 고지식하고 흔히 몸쓰는 직업이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에는 육군사관학교 시험도 봤었고 정말 하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지원하게 됐어요.
Q2. 정말 적절한 시기에 기회가 온 것 같아요.
- 네. 제가 재수를 했는데 만약 재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3학년이니까 못할 뻔 했어요. 너무 다행히 저한테 기회가 주어졌어요. 사실은 육군사관학교가 잘 안되고 군인의 꿈을 잊고 지냈는데 마침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Q3. 그럼 ROTC지원을 결정 했을 때 친구들이나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이라 부모님은 정말 많이 좋아해주셨고 도와주셨어요. 고등학교 친구들도 제가 육군사관학교 지원했던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 길로 간다면서 응원해주더라고요.
Q4. 숭실대에서는 올해 처음 여성 ROTC를 선발한 것인데요. 첫 번째이기 때문에 더욱 도전이고 모험이라고 생각되는데 혹시 두려움은 없었나요?
- 저는 확고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시는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저는 무엇을 할 때에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성격이고 여성 ROTC에 대해서는 더욱이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두려움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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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찬 여대생 최금희 학우 |
Q5. 그렇다면 여성 ROTC는 선발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 남자랑 거의 비슷한데요. 다른 점은 남자의 경우 학점 평점이 평가요소로 들어가는데 여자는 학교별로 인원할당이 난 것이 아니라서 공립대와 사립대의 평점 차이가 심하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평점은 기준에서 제외됐어요. 그래서 지역별로 서울은 3개지역으로 나누어서 저희학교는 중부권 대학에 속하는 9개 대학교와 같이 선발했어요. 선발 과정은 1차에서 필기고사와 인성검사로 2배수 인원을 선발한 뒤 2차에서 체력검정, 신체검사, 면접 등으로 1.5배수를 선발해요. 이후 최종 3차에서 종합득점 순위로 최종합격자가 결정 되는 것입니다.
Q6. 그렇다면 합격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 체력시험 준비를 해야 되요. 저는 매일매일 그동안 안하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산에 올라가서 뛰기도 하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정도로 체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준비했어요.
Q7.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합격 결과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그때 심정이 어땠나요?
- 정말 좋았어요. 너무나 꿈꾸던 일이었기 때문에 저는 솔직히 대학교 합격 했을 때 보다 더 좋았어요. 친구들이 대학교 합격했을 때 합격통지서 사진 찍어서 자랑하잖아요. 저는 사실 이해 못 했거든요. 근데 이번에 합격했을 땐 그만큼 좋았어요. 꿈에 한걸음 다가갔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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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게 웃으며 인터뷰하는 최금희 학우 |
Q8. ROTC는 체력이 중요한 만큼 체육과 학생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 아니요. 제가 시험 보러 갔을 때는 경희대에 5명 정도 체육과 학생을 보긴 했는데 다른 과 학생이 많았어요. 제 동기들을 봐도 어문계열에서 공대까지 정말 다양한 전공들이 모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공은 체육과로 몰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 꼭 체육과학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기회는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Q9. 여성 ROTC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 남자 ROTC 장점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제가 전공하는 것을 4년동안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고 군대에 가서도 전공을 살려 복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군대에 간다고 해서 다 보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전공을 살려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나 요즘은 대부분 전산화 되어있기 때문에 컴퓨터학부전공을 열심히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지금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제일 처음이니까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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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 함께해준 남자 ROTC 10학번 김정환 학우와 함께 |
Q10. 장점이 많지만 1기로써의 역할과 부담도 크지 않아요?
- 많이 부담이 되죠. 학교에 2명밖에 없는데다가 유니폼을 입고 다니니까, 눈에 띌수 밖에 없잖아요. 제 행동으로 여성 ROTC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 조심스러워요.
Q11. 꿈꿔왔던 길이긴 했지만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나요?
- 글쎄요. 굳이 꼽자면 체력시험 준비가 가장 힘들었어요. 체력시험에는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가 있는데 저는 특히 팔굽혀펴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달리기는 하다보면 중간에 쥐가 나서 쓰러진 사람도 있어요. 주어진 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하면 무조건 탈락이기 때문에 다들 정말 열심히 해요. 특히나 황사 제일 심한 날 달렸거든요.
Q12. 앞으로 여성 ROTC로써 장교 전역 후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 저는 여군이 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된 만큼 국가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년 4개월 의무복무 이후에도 장기복무를 지원해서 군생활을 계속 할 계획이에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공부를 해서 전공을 살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Q13. 여성ROTC 보편화를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우선 여성 ROTC의 홍보가 잘 이루어져서 우수한 지원자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스펙을 위해서 지원했을 것이다' 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이런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단순히 스펙용이 아니라, 정말로 군인이 되고 싶은 친구들만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의무가 아니라 의지로 지원한거잖아요. 계속 군인의 길을 걸을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 기회가 정말 군인이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 군대를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관점이 있는데 모든 사회는 남자랑 여자가 같이 사는 사회잖아요. 군인을 남자의 직업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분명히 군대 내에서도 여자가 또는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여자 ROTC를 뽑고 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흔히 하는 말로 군대 내에서도 ‘군인인 여자’와 ‘여자인 군인’이 있다고 해요. 여자보다는 군인이 우선시 될 수 있는 ‘군인인 여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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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환 학우와 최금희 학우, 컴타임즈 기자 |
여성 ROTC는 선발기준이 남자보다는 훨씬 쉽고 수월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터뷰를 갔는데 진정한 여군의 꿈을 갖고 있는 최금희 학우의 모습을 보고 저의 선입견에대해 반성하게 됐습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찬 여대생의 모습이 부러웠고 함께한 기자들과 같은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럽고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느낀 점이 많은 인터뷰였습니다.
혹시 미쳐 알지 못해 지원하지 못한 학생들 중에 복수전공, 부전공, 전과 등의 사유로 5년내 졸업이 가능하다고 대학에서 인정한 재학생들은 지원기회가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내년에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취재 : 김윤정 기자 (ploe0202@naver.com)
편집 : 컴타임즈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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