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제 6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에 다녀왔습니다. 이 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2000년에 시작되어 격년제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서울의 유일한 국제 비엔날레입니다. 세계적인 IT 강국인 한국, 첨단 미디어 문화 도시로서의 서울시를 자리매김하는 예술 행사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IT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컴퓨터학부생으로써 시야를 넓히기 위해 좋은 전시회 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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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립 미술관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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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립 미술관 내부. |
이번 전시회는 'Trust' 라는 주제를 가지고 21세기 현대 기계문명의 발전과 가능성에 대한 찬사가 아닌, 20세기 초 미디어의 출현과 함께, 오늘날 현대사회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현대사회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나아가 공동체란 무엇인지까지 생각해 보도록 하는 전시회입니다.
이 주제에 맞게 전시 안내책자를 받자마자 바로 보이는 것이 바로 이 부케7 라는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빌럼 데 로이의 작품으로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의 분홍색 꽃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고유한 색상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꽃들은 생화와 조화가 반반씩 섞여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이 바로 이 것입니다. 각각의 차이가 합쳐져 하나가 될 때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사라져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실제로 이 작품을 봤을 때 처음엔 진짜 꽃향기가 나서 작품이 아닌 축하 화환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쳐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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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럼 데 로이 - 부케 Ⅶ |
2층에는 인상깊었던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시징맨의 작품입니다. 시징맨은 한사람의 작가가 아니고 한국의 김홍석을 포함한 중국, 일본의 작가들의 협력 그룹인데, 그들은 북경(北京),남경(南京),동경(東京)은 존재하지만, 서경(西京)은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세 작가는 자신들 스스로 서경인, 곧 시징맨으로 명하고 서경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총 5개의 프로젝트중 4개의 프로젝트가 전시되었습니다. <제 3장:웰컴투 시징-시징 올림픽>(2008)은 서경에서의 독특한 올림픽을 소개하고있습니다. 이들은 실제 올림픽처럼 유니폼을 입고 개막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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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징맨 선수들의 경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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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징맨 유니폼. |
이 올림픽의 주요 경기로는 마라톤,축구,배구,수영 등 이름만 들었을 때는 일반 올림픽 경기와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 경기 방식이 정말 독특했습니다. 시계를 머리맡에 두고 안대를 쓰고 잡니다. 가장 늦게까지 깨지 않고 자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가 바로 마라톤. 배구는 어렸을 적 많이 해밨을 법한 풍선 떨어뜨리지 않게 하기. 수영은 물 속에서 숨 오래참기 등 이들은 실제 올림픽의 화려함과 치열한 경쟁과는 대비되는 겸손, 단순, 친밀함을 강조했다는 것이 특징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피식 웃게 만드는 작품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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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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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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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구. |
이 외에도 시징맨의 작품 <제 4장:시징을 사랑해요-시징 대통령의 일상>은 영상으로 시징의 영토, 역사, 농업, 헌법, 도시계획, 교육, 국방, 경제를 항목별로 소개하여 서경의 실체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 작가들이 모여 가상의 유토피아적 공간을 창조한다는 발상은 천진무구하면서도 창의적이었습니다. 3층에는 <제 1장:시징을 아세요?>, <제 2장:이것이 시징입니다> 가 전시되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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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리믹스, 뚜안 앤드루 응우옌 - 힙합의 역사. |
2층의 복도에는 레드 리믹스, 뚜안 앤드루 응우옌의 <힙합의 역사>라는 작품이 따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왠 자전거가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을까, 생각했는데 뒤에 스피커에서는 베트남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미국 힙합 60여 곡을 리믹스한 음악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을 대표하는 음악 장르인 힙합과 구식 자전거의 어색한 조합이 미국 문화 속으로 편입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닌 동시에 폭력과 전쟁의 과거를 뛰어 넘고자 투쟁하는 베트남 2세들의 사회 문화적 딜레마를 반영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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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우리는 누구인가?:유니-페이스 |
마지막으로 3층에서의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제목은 <나/우리는 누구인가?:유니-페이스> 입니다.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그나마 한눈에 작품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초상 사진들이 합성되어 하나의 얼굴을 만드는 애니매이션입니다. 이것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크린 앞에서서 자신의 얼굴 또한 포개어 생각하게 했습니다.
Media City Seoul 2010. 이번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어떤 작품을 볼 때는 작품 설명을 읽어봐도 이해가 안가는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아 어떻게 이 생각을 해냈지?’하는 창의적인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이번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를 통해서 조금이지만 미디어 아트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또한 창의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전시회 외에도 서울시립박물관, 세종문화예술관등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시회들이 많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코딩과 영어공부에만 시간을 쏟아 붓지말고 가끔은 시간을 내어 분위기 있는 문화생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술의 전당 전시일정 : http://www.sac.or.kr/Program/daily.jsp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일정 : http://seoulmoa.seoul.go.kr/kor/exhibitions/exhibitionsList.jsp
취재 : 김윤정 기자(plove0202@naver.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kcsjhz@gmail.com
http://www.comtimes.kr/news/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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