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만 가는 대학 풍경
시험기간이 지난 도서관 앞.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환하게 웃으며 떠들고 있어야 할 그들에게 알 수 없는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는 그들에게는 대학생활의 낭만이란 단어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바로 취업 때문이다. 이웃나라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영향은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 살아 숨 쉬어야 할 대학가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점차 좁혀져만 가는 취업문에 학생들은 불안하고 초조해 하고 있으며 도서관에 앉아 무언가 해보려고 하지만 펜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항상 위기 속에는 기회가 공존하고 있으며 그 기회를 잡는 자만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취업을 위한 기본 중에 기본, 스펙 3종 세트를 통하여 위기를 탈출할 돌파구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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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이 끝난 중앙도서관 앞의 정경 |
기본 중에 기본. 학점
요즘 취업 소식에는 학점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대외활동으로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기가 종종 들려온다. 이러한 희소식(?)은 대학가의 뜨거운 공모전 열기와 함께 학점에 자신이 없는 대다수의 학생들을 학점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과연, 학점은 취업의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지 않을까? 이번에 S전자에 취업 한, R씨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좋은 학점은 서류전형보다는 면접에서 빛을 발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실제로 학점이 낮은 면접자는 면접관에게 성실하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어 상대적으로 면접에 불리할 수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에서 대기업 서류전형에 합격한 956명의 평균 '스펙'을 분석한 결과, 학점은 4.5점 만점에 3.58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서류전형 커트라인이 3.0인 것을 고려한다면 결코 낮은 점수가 아니다. 학점은 대학 시절의 성실성과 학업에 대한 이해도를 대표하는 척도이다.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서는 기본 중에 기본. 학점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세계화를 위한 발걸음. 어학점수
‘영어로 일하는 것도 아닌데, 영어점수가 왜 필요한 거야?’ 취업을 앞두고 어학점수에 골머리를 썩이는 학생들에게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얘기이다. 얼핏 생각하면 맞는 것 같은 이 말이 취업시장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어학점수가 없으면 지원조차 할 수 없으며 심지어 요즘 대학가는 졸업기준으로 어학점수를 제시하여 학생들이 졸업학점을 다 채우고도 졸업을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가 상장기업 322개사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공인어학점수 커트라인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익 커트라인을 설정해 두고 그에 맞게 지원자를 걸러내는 기업은 전체의 50.3%(162개사)로 나타났고 업종별로는 ‘정보통신’(84.6%)이 유일하게 80%가 넘었다. 즉, 대다수의 기업은 어학점수를 지원자의 기본소양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대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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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활의 정규코스로 인식되어 가는 어학연수 |
중요시되는 실무경험. 인턴경력
스펙 3종 세트의 마지막은 인턴경력이다. 앞의 두 가지가 지원자의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스펙이었다면 인턴경력은 다른 관점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특별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입사 합격 여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취업 스펙으로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력(54.3%)’이 1위에 올랐다. 이는 기업에서 업무에 대한 이론보다는 지원자의 실무적인 능력을 더욱 선호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턴경력이 모든 것을 대변해줄 것이라 판단하면 큰 오산이다. 기업에서 인턴경력을 선호하는 이유는 지원자의 실무적인 능력 때문이지 인턴경력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에 지원자는 인턴경력을 통하여 자신이 습득한 실무적인 능력이 무엇이며 이것이 지원하는 기업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면접관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 3종 세트를 살펴보면 기업은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실무에 대한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이기에 ‘스펙 3종 세트’라는 얘기가 무색해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사상누각(沙上樓閣 :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이란 사자성어가 있듯이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오래 견디지 못하는 법이다. 취업이라는 큰 산이 눈앞에 있어 그 다음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지만, 확실한 것은 취업이 종착지가 아닌 하나의 거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컴퓨터학부 학생들이 이 점을 가슴 깊이 생각하며 취업과 함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취재 : 김성오 기자(ksomclv@naver.com)
http://www.comtimes.kr/news/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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