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대한민국 국토종주에 다녀온 임서연 학우를 만나보았습니다.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학우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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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해준 임서연 학우. |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학부 13학번, 3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임서연입니다.
Q. 국토종주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원래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했는데, 고등학교에 다닐 때 자전거 붐이 일어나서 자전거를 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친구랑 같이 이야기하다가 자전거도로가 부산까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휴학을 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이 국토종주였는데 1학기 때 휴학을 해서 3월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같이 가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친구는 아직 자전거를 사지 못해서 저 혼자 다녀왔습니다.
Q. 자전거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우들을 위해 국토종주가 어떤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A. 국토종주는 인천 아라서해갑문부터 낙동강 하굿둑까지 자전거를 타고 643km 정도 달리는 걸 말합니다.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예전에는 국토종주를 하면 국토종주와 한강 종주, 낙동강 종주 인증도 같이 받을 수 있었는데 딱 3월부터 충주댐과 안동댐을 가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아쉽게도 저는 충주댐에 들르지 않아서 한강 종주 인증은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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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종주 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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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종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서연 학우. |
Q. 국토종주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다녀오셨나요?
A. 3월 17일부터 3월 21일까지 4박 5일로 다녀왔습니다. 인천 아라서해갑문은 예전에 갔을 때 미리 도장을 찍어두어서 국토종주는 집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원래는 5박 6일 코스로 정하고 갔는데 가다 보니 속도도 붙고 생각보다 빠르게 가게 되어서 4박 5일로 끝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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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종주 중 작성한 임서연 학우의 일기장. |
Q. 국토종주를 준비 과정을 알려주세요!
A. 일단 자전거 행복 나눔 앱을 내려받았어요. 이 앱이 있어야 길을 안 잃어버립니다. 또 저는 평 속, 거리, 시간, 지도상에서 움직인 경로, 경사도 등을 기록하는 load bike라는 앱도 미리 내려받았습니다. 또한 인증을 받는 데 필요한 4대강국토종주 자전거길여행 수첩은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고 센터에서 살 수도 있어요. 이 수첩은 여권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공식지정 숙소의 전화번호와 위치도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산구루라는 분이 블로그(http://sanguru.blog.me/)에 코스별로 숙소와 길, 주변에 볼거리 등을 모두 정리해두셔서 그 블로그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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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연 학우의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수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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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연 학우의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수첩 내부. |
저는 그냥 5박 6일 안에 마쳐야지! 라는 생각만 하고 굉장히 즉흥적으로 갔어요. 아래쪽 지방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숙소 환경이 열악해서 예약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고요. 옷도 그냥.... 전날 챙겼습니다. 다른 여행과 다르게 국토종주는 자신의 짐을 메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짐을 간소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옷 두 벌, 속옷 두벌, 양말 두 개, 수건도 두 장만 챙기고 계속 빨아서 입고 사용했습니다. 아! 그리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우비, 육각 렌치, 자전거 펑크 수리 키트도 챙기는 것이 좋아요.
Q. 국토종주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주 많았어요! 우선 2일 차에 비가 온다고 해서 오전 8시에 나갔는데 오전 10시부터 온종일 계속 비가 내렸어요. 첫날 묵었던 숙소가 비싸서 밥도 못 먹고 출발했었는데 우비를 안 챙긴 상황에서 비를 계속 맞아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2일 차에 여주 이포보에서 충주까지 갔는데 비 와서 지도 앱도 제대로 못 보고 정말 고생했었습니다. 충주에 도착한 후 숙소에 있는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고요. 정말 죽을 뻔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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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차에 비가 오는 여주보. |
그리고 3일 차에는 충주에서부터 구미까지 오전 6시 반에 출발해서 저녁 8시까지 탔습니다. 맨 처음에 목표했던 낙동강 낙단보에 5시쯤 도착했는데 낙단보 근처에 숙박이 허름하고 볼 것도 없어서 그다음 코스인 구미보까지 가려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점점 해는 지고, 먹을 것도 없고, 라이트도 빛이 너무 약하고, 보조배터리도 없어서 초코바를 먹으면서 심리가 점점 불안해져갔습니다. 겨우 시내를 들어가서 찜질방을 검색했는데 사우나가 있어서 전화해봤더니 목욕탕만 있고 찜질방은 없는 곳이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일단 눈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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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차 저녁에 먹었던 밥. |
밥부터 먹고 생각하려고 밥을 먹으면서 식당 사장님이랑 얘기하다 보니 사장님이 오빠가 무전여행으로 국토종주를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텐트 가지고 다니면서 국도랑 인도로 다니면서 한 달을 다녀왔는데 저를 보니까 오빠 생각이 나신다고요. 제가 잘 곳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는데 여자 혼자 숙소 걱정을 하는 게 딱하게 보였나 봐요. 사장님께서 마침 얼마 전에 이사를 하셨는데 전에 살던 집이 정리가 덜 되었지만 잠을 잘 수는 있다고 거기서 딸이랑 같이 자면 어떻겠냐고 먼저 말씀해주셔서 다행히도 숙소가 해결되었어요.
그 다음 날에 정말 내려가기 싫었어요. 3일 차에 157km를 9시간 동안 탔는데, 일반 가정집이라 처음으로 안심하고 푹 잤거든요. 그전까지는 민박, 자전거텔같은 숙박업소에서 혼자 자는 게 처음이라 불안하고 무서워서 새벽에 자꾸 깼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과 연락할 때도 내려가기 싫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왕 간 거 끝까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부모님도 이미 주변에 모두 자랑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다시 힘내고 구미에서 창녕까지 가서 창녕에서 하루 자고 부산까지 갔습니다. 5일 차에는 어머니가 부산으로 내려오셔서 어머니랑 부산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놀고 부산에서 KTX 타고 서울로 올라가면서 여행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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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임서연 학우. |
아! 그리고 3일 차에 백두대간 이우릿재를 갔었어요.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제일 힘든 구간이라고 하는 곳인데 쉽게 말하면 자전거를 타고 산을 타는 거예요. 경사 15도인 길이 쭉 이어져 있어요. 타고 가다가 끌고 가다가 하면서 올라가고 있었는데 옆에서 싸이클 상무팀이 우르르 내려오더라고요. 제가 자전거를 끌고 가니까 다들 내려가면서 파이팅! 해주셨는데 어떤 분이 “끌고 가면 어떡해요! 타고 올라가야죠!” 라고 말씀하셔서 그 후로는 자존심이 상해서 힘들면 쉬었지만 끌지 않고 계속 타고 올라갔어요. 그 파이팅에 정말 눈물 날 뻔했어요. 혼자 갔었으니까 말을 안 하는 것이 적응되어서 사람들을 보면 아주 반갑더라고요. 그래도 여자 혼자 다니는 게 흔한 경우는 아니니까 사람들이 말을 많이 걸어주셨어요.
Q. 국토종주를 한 후 느낀 점을 말해주세요.
A. 이번 국토종주가 제게는 처음으로 혼자 가본 여행이고 처음으로 혼자 숙박업소에서 자봤어요. 혼자 있다 보니까 말수도 적어지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성인이 된 지는 꽤 됐지만 정말 이제야 비로소 혼자 모든 걸 알아서 다 해본 거니까요. 제가 정말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국토종주를 가고 싶어 하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주세요.
A. 가겠다고 마음먹고 출발하기까지가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일 뿐, 준비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안 걸려요. 그냥 출발하면 됩니다! 아, 돈이 없으면 힘드니까 돈은 있어야 해요. 그냥 본인이 가진 옷 입고 가도 돼요.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추고 출발하면 됩니다. 좋은 자전거가 없어도 되지만 좋은 자전거가 있다면 조금 더 몸이 편하겠죠? 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학우 분들께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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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연 학우의 국토종주 인증서와 메달. |
기사 작성: 이재은 기자 (jjeun19@gmail.com)
사진 촬영: 석나영 국장 (snyun6455@naver.com)
기사 편집: 이재은 기자 (jjeun19@gmail.com)
지윤호 편집팀장(mncast12@naver.com)
김민정 미디어팀장(m950806@naver.com)
석나영 국장 (snyun64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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