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서울 포토페어에 다녀왔습니다. 전시회는 2010년 4월 29일 목요일부터 5월 3일까지 5일간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 1층 B홀에서 열렸는데요. 사진에 취미를 갖기 시작하고 나서 시간을 들여서라도 전시회를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는데, 서울 포토페어는 그러한 전시회 중 가장 큰 전시회입니다. 서울 포토 페어는 아시아 최초의 최대 사진 전문 페어로 2008년 첫 전시회 이후 매년 열리고 있는데요. 올해의 서울 포토 페어는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주빈국인 스페인 사진 작품을 100여점 전시 및 판매하였습니다. 이번 서울 포토페어는 지금까지 영미권과 독일권에 치우친 한국 사진계의 좁은 시야를 넓히기에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전시회는 [Invitation Artist], [Guest of Honor], [RAWVISION, 예술과 경영의 상호(相互) 영감의 고리들], [The Galleries], [PHOTONET Review], [Beyond the Award & AN space] 이렇게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이 밖에도 4월 29일에는 ‘한-일 사진예술가 작품시장 활성화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5월 1일에는 ‘스페인 사진의 역사와 특징’, ‘일본 셀프 사진의 특징과 모리무라의 작품 세계’라는 주제로 포럼 및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사진 팬이라면, 또는 사진 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일본 사진이 대거 입성했다는 사실입니다. 넓은 B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로 많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는데요. [Invitation Artist] 섹션에서는 일본의 대표 작가인 ‘모리무라 야스마사(Morimura Yasumasa)'의 특별전이 한국 최초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서울 포토페어의 홍보용 포스터 중 히틀러 분장을 하고 찍은 사진이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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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서울 포토페어 홍보용 포스터 |
모리무라 야스마사의 작품들은 여러 셀러브리티들의 초상을 자신이 직접 분장하여 패러디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사진 속 작품의 인물들은 전부 작가 본인, 모리무라 야스마사라는 얘기죠. 셀프포토라는 카메라의 기능을 이용해서 찍었다고 합니다. 저는 셀카에 익숙한 한국인이지만 역시 사진가의 포스는 따라갈 수 없더군요.
[Guest of Honor] 섹션에서는 주빈국인 스페인 특별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체마 마도즈(Chema Madoz), 다비드 히메네스(David Jimenez), 후안 마누엘 카스트로 프리에토(Juan Manuel Castro Prieto)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고 판매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포토페어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체마 마도즈의 작품은 정말 인상깊은 사진중에 하나였습니다. 체마 마도즈의 작품도 홍보용 포스터에 쓰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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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마 마도즈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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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마 마도즈의 작품이 쓰인 포스터 |
[RAWVISION, 예술과 경영의 상호(相互) 영감의 고리들] 섹션에서는 한국 CEO들의 특별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참여 작가로는 김진선 강원도지사,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총 7분으로, 이 섹션은 많은 CEO들이 강조하는 상상력과 창의성에 대한 중요성이 바로 실전의 문제였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로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참여한 CEO의 선정기준이 첫 번째는 작품성, 두 번째는 문화 예술 및 사회 공헌도, 셋째는 경영 능력과 창의성을 두루 갖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CEO였는데, 확실히 사진들은 아마추어가 찍은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작품성 있는 사진들이었습니다. 역시 성공한 CEO는 평범한 사람이 갖고있는 것, 그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고 또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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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님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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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희 삼익가구 대표님의 작품 |
[The Galleries] 섹션에서는 사진 작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외 22개 갤러리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서울 포토페어를 가신 분들 중 대다수는 이곳에서 제공한 초대권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정도로 각 갤러리들은 각자 자신들의 갤러리 작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요. 그만큼 [The Galleries] 섹션은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작품들도 많이 있었는데, 특히 김두하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뽀송뽀송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단지 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느낌을 준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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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두하님 작품(출처 : http://loft-d.co.kr/) |
[PHOTONET Review] 섹션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고 활발한 활동 중인 한국 사진 작가 40여 명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초보의 입장으로써 이 섹션을 지날 때는 감탄사만 연발하며 다녔던 것 같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사진을 찍고싶다는 욕구와 묘한 질투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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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NET Review 섹션의 모습 |
[Beyond the Award & AN space] 섹션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고 활동 중인 일본 사진 작가 40여 명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일본인 특유의 감성이 녹아들어있는 사진들도 있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은 사진들도 있었습니다. 이 섹션의 처음에 있었던 사토 신타로의 사진 주제가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데요. 어느 마을의 지붕의 밤풍경... 정렬되어 차가운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으면서도 밤의 불빛으로 인해 따뜻해 보이는 느낌. 제 취향의 작품이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작품은 우에하라 타카미의 작품인데요. ‘이게 도대체 뭐지’ 하는 생각과 함께 실소를 자아냈던 작품입니다. 역시 일본인들은 뭔가 특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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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토 신타로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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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에하라 타카미의 작품 |
서울 포토페어에서는 개인 단위부터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단위의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를만한 아이들도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점점 사진을 보는 눈, 예술적인 감성을 길러 나가겠지요.
성황리에 개최된 2010 서울 포토페어. 다양한 국가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사진 초보로써 '이런 사진도 사진이란 범주에 들어갈 수 있구나'란 사실, 그리고 프로 작가들의 실력들은 알게 모르게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믿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전시회로 다시 찾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취재 : 조재영 기자(bakedbanana@naver.com)
편집: 컴타임즈 편집국(kcsjhz@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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