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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5/10  이창근
컴퓨터학부 이정현 신임교수님

 

Q. ComTimes에서 처음으로 인터뷰하는 숭실대 교수님이십니다. 가장 최근에 부임하신 교수님이라 많은 동문이 궁금해하는 것이 많을 텐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먼저, 학위는 89년도에 전자계산학과에 입학해서 93년 2월에 졸업하였고, 바로 전자계산학과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이후에 Univ. of California at Irvine에서 컴퓨터학과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기업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Electronics &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이하 ETRI) 연구원, 미국표준기술연구소 객원연구원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종합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자리에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보안, 모바일 보안, 유비쿼터스컴퓨팅 보안 분야를 전공했습니다.

 

Q. 교수란 직업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어떠한 길을 걸어오셨습니까?

 

A. 처음 교수가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생 때 했습니다.

 학부 졸업이 다가올 때쯤에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서 병역특례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ETRI에서 보안분야 연구원을 모집했습니다. ETRI내에 있는 부호기술 연구소였는데 국내보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가 제가 보안과의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주로 정부에서만 보안을 신경 쓰던 시대였는데, 제가 들어갔을 때부터 민간분야에서도 서서히 보안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시스템, 무역정보 시스템 등을 3년여 동안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과제가 성공해서 현재까지 연금관리공단 전자 결제에서 쓰입니다. 이 연구 성과가 모체가 돼서 공인인증시스템이라는 테마가 생겼고, 이전 과제의 관련성 때문에 저도 3년을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인인증시스템이라는 것이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난 겁니다(웃음).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유명한 보안회사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이후에 미국과의 인터넷뱅킹 호환성 테스트를 위해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유학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귀국할 때가 다 되어서 한국에서 IT분야 양성의 목적으로 국비 장학생을 뽑았는데, 다행히 뽑히게 되어서 국비 유학생으로 유학생활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국내에서는 삼성종합기술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 자리에 있었습니다.

 

Q. 외국 유학생활이란 힘든 길을 선택하신 만큼 뚜렷한 목표가 있었을 텐데요, 유학생활 동안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A. 우리나라에 보안분야에 있는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대부분 암호전문가, 이론전문가인데 다들 이론적인 증명도 잘하고 다 잘하는데 실제 암호이론을 실세계에 적용하는 능력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암호학을 전공하지 않은 전산과 출신들과는 대화가 안 됩니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세계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접점을 매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이론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론전문가들과 의사소통 하는 데 문제가 없는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지금의 제 연구 방향과 모든 기준도 이 두 분야의 접점을 이뤄주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Q. 미국에서 생활하고 공부하시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유학생활 하는데 어려운 점을 말하라고 하면 다들 언어의 장벽을 말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공부가 안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불편을 겪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간단한 대화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능력을 갖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실력입니다. 컴퓨터 언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중요한 점은 연구 결과가 눈에 보일 수 있도록 논문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수님께서 UCLA대학에서 만든 논문을 구현, 분석해보라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논문의 결과와 제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가 제 유학생활의 가장 큰 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까지 데리고 어렵게 미국까지 왔는데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는 도저히 한국에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집에도 안 가고 연구실에서 살았습니다. 한 달이 지날 즈음해서 되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원래의 논문에 버그가 있었습니다. 교수가 출근하자마자 왔습니다. 손을 내밀며 ‘congratulation’하는데 정말 눈물이 나왔습니다.

사실, 유학생활 동안 고생은 저보다 제 와이프가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을 둘이나 데리고 유학생활을 하는데, 아이들 학교 보내고, 아프면 병원 데리고 가고 등의 모든 일을 와이프가 다 해줬습니다. 저에게 공부만 할 수 있도록 음의 빛이 되어줬습니다. 아마, 와이프가 없었다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웃음).

 

Q. 전공분야가 네트워크보안, 모바일 보안, 유비쿼터스 컴퓨팅 보안 등인데 이 중에서 전망이 밝은 분야는 어디라고 할 수 있습니까?

 

A. 앞으로 모바일 보안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휴대전화기가 컴퓨터의 기능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처음 귀국해서 극장을 갔는데 할인 카드만 30개가 넘는 겁니다. 할인을 받는다는 것이 현명한 것이 아니라, 할인을 전혀 받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어리석은 모습이 된 것입니다. 이래서 휴대전화기가 모든 카드정보를 디지털로 가지고 있다면, 솔루션이 최적의 할인 카드를 선정해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휴대전화기를 잊어버리면 모든 개인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휴대전화기가 중용되는 만큼 모바일 보안 또한 중요해졌습니다.

 

 

Q. 유학생활을 하고자 하는 동문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A. 가장 중요한 건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막연히 ‘외국으로 나가면 영어를 잘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거의 실패합니다. 어학연수를 가서 노는 친구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어학연수를 하든지, 학위를 따든지, 무엇을 하든 간에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어디를 가던 외국에서 공부했다고만 하면 인정해 줬지만, 지금은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좋은 곳에서 공부하고 와야 합니다. 진정한 유학의 장점이라면 교육여건이나 프로그램이 국내보다 좋은 곳에서 양질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외국에 나갔다가 오면 인정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의미가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선배님으로서가 아닌 교수님으로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A. 숭실대 컴퓨터학부 객관적으로 인프라도 좋고 나쁜 학교 아닙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최고가 아닌 것은 인정해야 하지만 ‘안돼 안돼’가 아니라 ‘우리라고 왜 못해?’ 이런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반문하고 도전하면 기회는 언젠가는 오기 마련입니다.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긍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컴퓨터학부는 긍정적인 자세와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최소 10년 후에는 무엇이 될 건지. 그게 중요합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전자계산학과로 시작해서 40여 년 가까이 흐른 지금 많은 동문이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동문이 많다고 해서 동문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진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열심히 하고 노력하다 보면 많은 동문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동문을 활용하는 건 본인의 몫입니다.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입니다.

 

                                                                                 글쓴이 : 이창근 기자(lck8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