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베트남과 사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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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l_KIT과 함께한 베트남 친구들 |
이 글을 쓰기까지 참 많이 망설였다. 지난 한 달 간 베트남에서 나눈 사랑과 추억들을 내 짧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내가 그 모든 것을 이 글에 표현할 수 없다면 그저 기억 속에 묻어두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 많았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다른 여행이나 봉사 기사들을 읽으면서 꿈같았단 이야기를 많이 보았다. 다른 때 같았으면 하나도 와 닿지 않고 그저 읽어 내렸을 대목이지만, 내가 베트남에 다녀온 후에야 그 말이 정말 실감이 난다. 우리 팀원들 모두 베트남에서의 한 달이 “한 여름 밤의 꿈”이었다고들 얘기했으니까 말이다.
Soul-KIT
나는 지난 7월 10일부터 한 달 간 대한민국 IT 봉사단으로 베트남지역에 파견되어 Soul-KIT팀 IT담당으로 활동했다. 2명의 IT, 1명의 어학, 1명의 문화 담당의 팀원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Soul-KIT이란 이름을 가지고 동남아권역의 Bac-Ha International University 라는 베트남 하노이 소재 국제대학교에서 활동하였다. 팀 이름의 의미는 발음대로 읽으면 '솔깃' 으로 '귀를 기울인다.' 라는 뜻이고, 영어로는 Souls from Korea IT(한국 IT로부터 온 영혼들)를 줄여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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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국 전 Soul_KIT팀 |
우리 팀은 봉사활동의 취지가 한국의 선진 IT기술과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것이지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서로 친구처럼 지내며, 수업도 강의식이 아닌 편안하게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봉사단원으로 베트남에 갔지만 또래의 친구들이기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SNS 서비스를 활용하여 한국과 베트남문화의 교류의 장을 열고 있으며 앞으로도 활발한 교류를 할 것이다.
대한민국 IT 봉사단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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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으로 파견 된 대한민국 IT봉사단 |
행정안전부와 월드프렌즈코리아, 그리고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추진하는 대한민국 IT 봉사단(KIV - Korea IT Volunteers)은 정보화후발국가의 정보격차해소, 한국의 정보화현황 및 IT산업홍보, IT인적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국내 IT산업의 해외진출 기반 구축 및 디지털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KIV는 612명의 정보화 전문가를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소양교육을 통해서 최종선발 후 정보화 개발도상국 22여 개국에 파견하며, 각 팀은 4인1팀으로 구성되어 컴퓨터와 인터넷교육 및 PC 및 네트워크 정비, 홈페이지 제작 지원, IT Korea 및 우리문화 홍보, IT분야 인적네트워크 구축 등의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우리는 대학생이다. 그러므로 도전하라.
- 2010년 숭실대 하계 해외 몽골 자원봉사.
- 2011년 숭실대 하계 해외 베트남 자원봉사.
- 2011년 숭실대 하계 해외 몽골 자원봉사.
- 2011년 숭실대 IT대 우즈베키스탄 자원봉사.
- 2011년 대한민국 IT봉사단(베트남).
내가 지금껏 참여했던 봉사들이 절대 아니다. 마지막을 제외하고 모두 불합격했던 봉사들이다. 전혀 자랑스럽지 않은 불합격이지만 이 기사를 보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나의 화려한 불합격 경력들을 보고 다시 도전하길 바란다. 사실 해외봉사 한 번이 무슨 대단한 거라도 되는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게 이번 대한민국 IT봉사단은 한 여름 밤의 꿈이자,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번 봉사를 가기 전까지 “내가 봉사를 하겠다는데 왜 면접을 보고, 왜 서류심사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쩌면 이번 봉사를 준비할 땐 그 동안 실패를 거듭했기에 더 철저하게 준비했고, 팀 파견이다 보니 더 많이 부담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일련의 과정들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나는 베트남에서 내가 준비한 것,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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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수업인 Photoshop 교육중인 필자 |
천국의 사람들
처음 베트남에 도착했을 땐 후끈한 날씨와 불편한 잠자리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우리가 귀국하기 이틀 전에 베트남으로 파견된 팀이 있었는데 그 팀은 우리 팀에 한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우리는 현지에 더 머무른다는 것에 대해 “너무 부러워요” 란 말을 서로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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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수업중인 Soul_KIT과 베트남 친구들 |
첫째 날 OT에서 우리와 한 달을 함께할 친구들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고 이튿날 첫 수업에 들어갔다. 오전은 IT 수업으로 1, 2주차 Photoshop, 3, 4주차 Power point 강의가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문화교류시간으로 태권도, 한글 교육 등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수업들보다 더 값지고 소중했던 교육 이외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첫 수업에 들어온 친구가 내게 이름을 물어보려고 다른 팀원에게 “what’s your name?” 이 한국어로 무엇이냐고 물었고, 다른 팀원은 자기이름을 묻는 줄 알고 서인석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내게 와서 “서인석?” 이라고 질문을 했다. 사실 베트남 친구들이 우리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려는 노력 속에 이런 귀여운 에피소드들이 참 많다. 오토바이를 탈 때도 본인들의 헬멧을 우리에게 씌워주고, 음식점에서 다리에 기름이 살짝 튀자 다음날 바로 약을 사 들고 집에 찾아왔던 베트남 친구들. 우리는 봉사를 왔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대접받는 것 같아서 매번 미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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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PC 요원으로 활동중인 Soul_KIT |
또한, 우리 팀은 사랑의 PC 요원으로 선출되어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자분들의 현지가정에 방문하여 화상통화가 가능한 PC를 설치하고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일을 하기도 했다. 세 가정을 방문했는데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고 과자 하나라도 손에 쥐어주려 하시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그 곳에서도 역시 베트남의 따뜻한 마음을 배웠다.
한 여름 밤의 꿈
정말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행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 모든 게 다 꿈이었다고 말했듯이 난 꿈에서 깨어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싫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렇게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써준 편지를 한 장 한 장 읽으며 정말 달콤한 꿈에서 깨 슬픈 현실을 맞닥뜨린 사람마냥 울었던 것 같다. 베트남에선 매 순간순간이 꿈이었고 천국이었다. 아무런 걱정도 고민도 없던 세상이었고, 눈치 볼 일도 체면 차릴 일도 없었다. 이방인으로 베트남에서 한 달간 살아온 내가 다시 이 지독한 세상에 뛰어드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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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와 베트남 친구들 |
하지만 결국 돌아왔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지난 한 달이 너무나 감사하다. 나는 베트남에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내 생애 최초의 자유로움을 배우고, 지상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대학생으로써 아무런 대가 없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 너무나도 감사했던 한 달, 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이 기사를 보고 조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고, 다양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같은 감정들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
2011년 7월 베트남, 나는 그들과 사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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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국 전 공항에서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
※ KIV프로그램 http://nia.or.kr/kiv
작성, 사진 : 정혜인 기자(heynii.hi@gmail.com)
편집 : 컴타임즈 편집국(chicrebecca@gmail.com)
http://www.comtimes.kr/news/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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